얼마 전 다른 기사를 보니 기업들이 마지노선으로 삼는 환율이 1,080원이라고 나오더군요.

그런데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보이긴 합니다.


LG경제연구원, ‘달러당 1,100원 선에서도 원화가치 여전히 저평가’
(서울=뉴스와이어) 2012년 11월 04일 -- 원화환율이 달러당 1,1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해 2, 3분기 1,100원 선을 하회한 이후 1년 만이다. 올 들어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고, 국가신용등급 상향과 주요 선진국들의 양적 완화의 영향으로 외국인투자자금도 상당한 규모로 유입되고 있다. 특히 유로존 위기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하반기 들어서는 점진적으로 완화되면서 그간 모호했던 원/달러 환율 방향성에 대한 기대가 하락 쪽으로 가닥을 잡는 모습이다. 지난 10월 말을 기준으로 우리정부가 발행한 외화표시채권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CDS Premium)도 68bp로, 리먼 사태 당시 기록한 최대치(704bp, 2008년 10월 24일 기준)의 1/10 수준으로 하락했다. 수출업체들이 벌어들인 외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을 통해 매도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9월 말 기준 392억 달러) 로 증가했던 거주자외화예금도 10월 들어서는 감소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금융시장을 중심으로는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도 나타나고 있다. 주요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발표한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보면, 지난 6월 말에 비해 전망치를 하향 수정하는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전망치 중간값도 하락했다. 

과거 경상수지 균형 시기에 비해 약 10% 저평가 

원/달러 환율의 향후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해 먼저 현재 원화가치의 고/저평가 정도를 살펴보았다. 현재 시점(2012년 10월, 달러당 평균 1,106.4원)과 과거 원화환율이 달러당 1,100원 아래로 하락하던 시기(2004년 11월, 달러당 평균 1,086.5원), 주요 교역통화들의 가치를 비교하면 유로화 가치가 거의 비슷한 수준 인데 반해, 일본의 엔화는 그 때와 비교해 달러 대비 35%, 중국의 위안화는 21% 절상된 상태이다. 주요 통화와의 평균적인 상대가치라는 측면에서 원화의 상대적 가치는 과거 환율이 달러당 1,100원을 하향하던 시기보다 저평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향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여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평균적인 비교를 좀 더 일반화한 것이 실질실효환율 개념이다. 실질실효환율이란 주요 교역상대국과의 명목환율과 물가변화까지 함께 고려한 평균적인 원화가치를 의미한다. 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하는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지수를 과거 경상수지가 균형에 가까웠던 시기(1997년 자유변동환율 제도 도입 이후 2001년 3, 4분기 및 2002년 1분기와 2002년 2~4분기, 그리고 2006년 1~3분기, 세 차례 정도가 여기에 해당)의 평균적인 수준과 비교하면 2012년 10월을 기준으로 원화의 실질가치는 주요 교역상대국 대비 10% 가량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난다. 즉 원화의 실질가치가 지금보다 10% 가량 상승해야 경상수지가 균형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결과는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엔화와 위안화의 명목환율이 그 동안 크게 절상된 데다, 근래 우리경제의 물가상승폭에 비해 명목환율이 크게 절하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내년에도 대규모 경상흑자 이어지며 환율하락 요인으로 작용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원화절상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285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가 누적되고 있고, 10월 무역수지도 38억 달러 흑자인 점 등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으로는 340억 달러(GDP 대비 3%) 가량, 내년에도 200억 달러 이상의 흑자가 예상된다. 해외건설 수출, 외국인 관광객 내방, 한류 콘텐츠 수출 등의 증가에 힘입어 만성적으로 적자이던 서비스수지도 최근 개선 또는 소폭의 흑자로 반전되는 흐름이다. 경상수지의 대규모 흑자는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원화절상을 이끄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이 같은 경상흑자 이면에 있는 국내 실물경제의 부진양상이다. 올 들어 수출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증가세를 이어가면서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는 것은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듦으로써 나타나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의 측면이 강하다. 지난 2분기와 3분기, 수출이 각각 1.7%, 5.6% 감소한 것에 비해 수입은 2.7%와 7.1%로 더 많이 줄어들었다. 특히 경기부진의 주된 요인이 설비투자 위축에 있다는 사실은 향후 우리경제의 중장기 성장세의 제약과 더불어 원화의 절상이나 위상 제고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선진국 통화완화와 외환보유 다변화로 인해 앞으로도 자본유입 지속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전후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원화표시 자산의 안정성 제고와 그로 인한 원화강세 기대가 좀 더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금리인하를 비롯해 선진국들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또한 지속 또는 확대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주식 및 채권시장을 통한 외국인 투자자금이 추가 유입될 수 있는 여건에 해당한다. 국내 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투자자의 재정거래 유인은 점차 축소되는 흐름이다. 하지만 국내외 금리차가 유지되면서 우리 국채의 신인도가 상승하고 있어 투자유인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유럽과 아시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보유외환 가운데 달러나 유로 비중을 줄이고자 하는 다변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국채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유로존 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다. 일방적인 자금유입, 일방적인 환율하락 흐름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9월까지 주식시장을 통해서는 148억 달러가, 채권시장을 통해서는 163억 달러가 유입되었다. 매년 각각 200억 달러 이상 유입되었던 2009~2011년(2011년에는 외국인 주식자금 81억 달러 순유출)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한 규모인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확대되는 시기에는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 원화가치는 전반적으로 등락을 반복하면서 점진적으로 절상되는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중장기 절상추세로 이어질 가능성,고평가 진입 경계해야 

원화의 저평가 정도와 향후 예상되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 그리고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에 우호적인 국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향후 원/달러 환율은 추가하락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주요국들이 경기부양책을 본격화하고 있어 4분기 세계경제가 반등하면서 수출도 좀 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외 경제의 불안요인이 크게 불거지는 경우 급등국면이 재연될 수도 있겠지만, 국내 외환시장의 대외충격에 대한 취약성이 상당부분 보완되어 왔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극단적인 불안 가능성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원화가 고평가 국면으로 진입할 경우 경상수지가 빠르게 악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가 하락할 수도 있다. 과거 두 차례 발생한 외환시장의 극심한 불안국면은 모두 경상수지 적자가 직간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외화수급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확산, 전염되면서 국내 외환시장이 큰 충격을 받곤 했었다. 반면 우리경제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던 시기에는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지속되는 경우가 많았다. 경상수지가 우리경제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적자나 불안정한 균형보다는 GDP 대비 1~2% 가량 소폭의 흑자기조가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점에서 환율하락 속도를 늦추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간 도입, 시행해 온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에 대한 규제 등을 활용할 여지도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환율하락 흐름이 현재 수준을 중심으로 등락하는 흐름을 나타낼 듯하다. 특정한 환율수준을 장기간 고수하거나 최근 나타났던 하락흐름을 되돌리는 수준의 강한 개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요국 경기가 동반 둔화되는 가운데 환율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을 계속해서 안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우리나라에 대한 연례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에 대해 ‘추가적으로 더 축적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하면서 경상수지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원화절상을 용인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원화절상을 일정 부분 용인하면서, 자본 유출입 규제를 보다 탄력적으로 운용함으로써 과도한 자본유입과, 그 결과 유사시 나타날 수 있는 대규모 유출로 인한 금융 불안 가능성을 사전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LG경제연구원 배민근 책임연구원www.lgeri.com]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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